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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비즈니스의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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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gf49gjkf0d성공 비즈니스의 첩경
식곤증 몰려오는 나른한 토요일 오후,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을 지키는 일상이 짜증스럽다. 따르릉~~~, 권태로움을 눈치 챈 듯 고요를 깨트리는 전화벨 소리
아! 마치 구세주처럼 반갑다. 더더욱 반가운 것은 바로 며칠 전부터 거래의 조짐이 감지되는 지부티(Djibouti) 바이어다. 독립기념일에 사용될 군복을 긴급히 찾기에 재고샘플을 보냈는데 갑자기 전화를 해온 것이다. 그것도 토요일 오후, 지구의 저쪽 끝,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말이다. 세퍼트(shepherd)처럼 주말을 지킨 보람이 있었다.
이 친구 왈; ‘샘플은 잘 받았는데 이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기 위해 상당액의 overvalue 커미션이 필요한데 비밀구좌로 보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순간 옳다! 됐구나하는 영감(靈感), 비즈니스맨에게 발동하는 동물적 감각이 스쳐갔다. 저렇게 은밀한 목소리로 커미션을 챙긴다는 것은 오더가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오직 커미션을 확실히 챙기는 것이 관심사일 것이다.
그렇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바이어와 win-win 게임을 시작하는 거다.
''''why not?'''' 즉시 커미션을 보내줄 수 있다고 약속했다. 물론 미화 10만 달러이상, 신용장금액의 10% 이상은 커미션으로 송금할 수 없는 외환관리규정(당시) 때문에 overvalue를 송금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그러나 걱정마라 우리가 다년간 아프리카 국제입찰 경험으로 커미션 보내는 데는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얼마든지 중앙은행의 승인을 받아 송금할 수 있다. 정반합(正反合)이다.
얼치기 회사와 잘못 거래하면 커미션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아킬레스(achilles)건을 자극하면서 말이다.
드디어 확실하게 커미션을 보내주겠다는 전화 한 통화 약속으로 이 친구는 바로 다음날 미화 3십만 달러의 신용장을 개설했다. 물론 재고판매라 그렇기도 했지만 상담 후 단 하루 만에 신용장을 받는 최단기록이었다. 단지 배가 아픈 것은 우리의 수출 마진은 겨우 5% 밖에 안 되는데 커미션은 30%나 되었으니 배보다 배꼽이 6배나 더 큰 것이다.
그러나 배 아파할 이유가 없다. 우리 회사의 정책이 무언가, 돈 잘 주는 회사 아닌가, 우리보다 덩치 큰 대기업, 힘 센 바이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이 대금결제의 차별화다. 남다르지 않으면 남다를 수 없다는 차별화로 비교우위를 갖겠다는 전략이다. 내가 내로라는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 터득한 진리다. 영업입장에서 협력업체에 빨리 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경리과는 으레 ‘줄 돈은 천천히 주고, 받을 돈은 빨리 받아야 한다.’고 한다. 심지어 ‘당신은 회사편이야 업체편이야? 어느 회사 사람이야?’ 하면서 비아냥거린다. 거래했던 협력업체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순간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바꾸어 생각해보라. 천천히 받아서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것이 창업이후 돈 잘 주는 회사를 철저히 고집해온 이유다.
비록 한 통화의 약속이었지만 선적도 제시간에, 커미션도 제시간에 네고 하자마자 보내주었다. 이 친구도 그렇게 일찍 커미션을 보내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는지 고맙다는 전화를 여러 번 해왔다. 그로부터 3주일 후, 첫 번째 군복(軍服)오더에 이어 군화(軍靴)오더 2십5만 달러를 받았다. 역시 전화 한 통화로 모든 게 진행되었다.
훗날, 이들로부터 얼마나 큰 신용을 얻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건의 오더이후 잊을만한 시간이 흐른 6개월쯤이다. 또다시 어느 날 갑자기 이 친구로부터 팩스가 날아왔다. 내일 한국에 올 것이며 와서 연락하겠다는 단 세 줄짜리 내용이었다. 참으로 뜬금없는 친구다. 그리곤 3일 후, 지금 대구에 있는데 서울에 올라갈 테니 좀 만나자는 것이다. 뭔가 문제가 단단히 있는 듯하다. 바로 다음날 우리 사무실에 씩씩거리며 나타났다. 그리곤 하는 말이 한국 업체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오랜 지기지우(知己之友) 같았다.
이야기인 즉, 중고 자동차 5백대를 사려고 대구의 한 업체에게 두 달 전에 2십만 달러를 송금했는데 아직까지 한 대도 선적을 안 했고 또 선적할 계획도 없을뿐더러 돌려줄 돈도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막힐 일이다. 이리저리 알아보니 이미 거래은행에서 1차 부도가 난 지방 건설 업체였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궁리 끝에 이친구가 우리나라의 지부티 명예영사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때 팩스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다. [I have been appointed last October 12th,1993 as the honorary consul of the Republic of South Korea with the Republic of Djibouti for five year period.]
즉각 외무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이 친구를 다시 대구로 내려 보냈다. 다행히 이 조치가 주효했는지 그나마 7천만 원을 받아 서울로 올라왔는데 그 조차도 3개월짜리 어음이었다. 세상에,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회사의 약속어음을 받아서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런데 이 친구가 또다시 나를 놀래 킨다. 나보고 이 어음을 갖고 있다가 해결이 되면 자기에게 송금해달라는 것이다. 자기가 3개월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거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사기를 당하고도 나에게 거액의 어음을 맡기다니....... 나와의 인연도 겨우 6개월 전에 두건의 오더를 진행했을 뿐, 생전 처음 만나는 입장인데 무얼 믿고 7천만 원짜리 어음을 맡긴단 말인가? 내가 쓱~싹 닦아버리면 어쩔라고?
그렇다. 이것이 바로 신용이라는 것이다. 1억원이 넘는 커미션을 전화 한마디 약속으로 정확한 금액을 정확한 시간에 송금해준 나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인 것이다. 우리가 흑인이라 무시하고 아프리카인이라 경시했던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부끄러웠다. 그나마 3개월 후 천만다행으로 7천만 원짜리 어음이 결제되었고 송금을 시켜주었다. 전화 한통화로 시작한 거래가 많은 것을 깨우쳐주었다. 약속을 이행하니 신용을 얻었고, 신용을 얻으니 미래를 얻었다.
모든 거래에서 give-and-take는 바로 공평한 조건으로의 교환(交換), 호양(互讓), 협조(協助)인 것이다. 약속을 주고 신용을 얻는 win-win전략, 바로 상생(相生)의 정신이다. 그렇다. a shortcut to success, 성공에의 첩경(捷徑)이 있다. 신용(信用)이다. 무엇보다도 돈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신용, 시간약속을 정확하게 지키는 신용이야말로 성공비즈니스의 첩경이요 성공인생의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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